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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종말?

유랑골퍼 2020. 10. 1. 12:17

- 토드 로즈 평균의 종말(The End of Average) 안 읽어 봤음. -

 

'127'

 

얼마 전 대한비뇨기과협회 출처의 대한민국 남성 성기의 평균 길이가 '127mm'라고 한다!

 

다른 기관에서 조사한 결과를 미루어 보아도 대충 110~130mm 정도가 평균인 셈이다.

 

하지만 보통의 남자들이라면 이런 결과를 마주할 경우 아마도 자신은 평균 이상임을 확신하리라는 것이 평소 필자의 생각이다.

여자는 사랑을 먹고 살지만, 남자는 자존심을 먹고 산다고 하지 않던가!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들(물론 남자들에게)은 어떠한가?

영화 '베테랑'에서 배우 황정민씨의 대사가 생각나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야!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ㅋ)가 없어?"

 

남자에게서 있어서 자존심이란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이런 남자의 자존심은 골프에서도 여실히 나타나는데...

'싸나이!'라면, '남자'라면 드라이버 티샷을 250m 정도는 가뿐히 보내야 한다든지, 

7번 아이언 평균 캐리 거리가 150m 정도는 다들 나오는 줄 알고 있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종종 심심치 않게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현실은 아마추어들의 평균 비거리는 드라이버 티샷은 200m, 7번 아이언은 130m 정도라고 하니 착각은 자유인가?

정작 이마저도 평균 비거리일 뿐이다. 본인의 체격이나 연령이 평균에 못 미친다면 조사된 평균 비거리에 모자란다고 실망하거나 노여워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나이가 오십이 넘고 환갑이 지나니 하루하루 비거리가 줄어드는 것이 눈에 보인다는 선배들의 말씀이 와닿는 것을 자신이 느끼는 순간 평균이라는 단어는 저만치 멀어져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평균에 미치지 못하면 평범하지도 못하다는 이야기이고 평범하지 않다면 정상이 아니란 이야기일까?

 

물론 골퍼 스스로 노력을 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바란다거나 가진 재능을 자화자찬하여 평균 이상이 되지 못하고 비범하지 않을 리 없다는 착각에 빠지는 우를 저지르는 경우에 대해 말할 필요는 없다.

단지 평균이라는, 평범하다는, 정상이라는 범주를 만들어 그곳에 포함되지 못한 자신을 너무 책망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이런 평균이라는 데이터의 함정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은 세상사 전반에 걸쳐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평균 연봉, 평균 자산, 평균 신장, 평균 외모, 평균 학력 등등 우리는 평균이라는 틀에 맞춰 살아왔다.

평균 이상이면 성공이고 이하이면 실패했다는 잣대를 어디에서든 적용하려 했고, 실패했다면 패배자 혹은 낙오자라는 낙인을 찍어버리는 사회에서 살아남으려 애써온 결과이다.

 

혹자는 자본주의의 근간인 기업 생산성을 끌어올리기에 적합한 '테일러주의 '즉 '평균 지상주의'에 반하는 이런 필자의 생각이 마뜩잖겠지만, 인간은 천편일률적인 기계가 아닐뿐더러 다가오는 미래는 기존의 산업혁명들에서 추구하던 대량 생산에서 다품목 맞춤 생산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하지 않던가? 바야흐로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마인드가 필요한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므로 기존의 고루 하고 꼰대 같은 마인드는 버려야 하겠다.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고 있는 이유는 무슨 우주와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 분명 아닐 것이다.

태어났으니 돌아갈 때까지는 행복하게 살다 갈 권리와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 사는데 행복하기만 해도 모자랄 판에 평균이나 평범이라는 테두리에 가두려 하지 말아달라. 

 

신장 180cm 이상이 아니고 170cm 이하여도, 연봉 4~5천만 원 이상이 아닌 최저시급 노동자라고 하여도, 통장 잔고가 몇천만 원이나 몇억 원 이상은 절대 될 수 없는, 가진 것이라고는 마이너스 통장이 전부라고 하더라도 우린 평균 이하라는 취급을 받으며 무시당할 합당한 이유가 없다. 사는 것이 행복하기도 바쁜데 말이다.

 

따라서 비거리가 평균 이하라고 하여 골프를 즐기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멋진 어프로치 샷과 칼 같은 퍼팅 실력만으로도 짧은 비거리라는 핸디캡은 얼마든지 뛰어넘을 수 있으니까!

클럽별 평균 비거리는 타인과 비교하여 만든 평균 자료를 참고하지 말고 오로지 자기 자신의 클럽별 비거리 평균 데이터를 만들어 적용시키는 것이 행복한 골프를 평생 즐길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솔직히 멀리 그리고 정확한 샷을 매번 할 수 있다고 골프가 항상 즐거울 수 있을까?

때로는 OB도 할 수 있고, 해저드나 벙커에도 들어가는 우여곡절이 있어야 재미지...

그러니 평균 비거리나 스코어에 너무 연연하며 즐거운 라운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많은 나날을 경쟁하며 살아왔으니 이젠 충분하지 않은가? 우리 그만 경쟁하고 즐기면서 살아보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127'이라는 것은 까짓 단지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다른 것으로 만회할 방법은 집사람에게 레슨받도록 하자.

 

친구들과 함께 한 미얀마 원정 골프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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