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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골퍼
나에게는 이런 곳이 천국이다! 본문
이 세상에 천국이 따로 있나?
내가 행복을 느끼고 지낼 수 있는 곳이 바로 천국이 아닐까?
라오스에 자동차 중고부품을 수출하는 오퍼 일을 하던 초기에는 주로 비엔티안에서만 생활했었지만, 몇 번 컨테이너가 오간 후 라오스에서의 삶이 익숙해지자 시간의 여유가 있는 주말의 경우에는 비엔티안의 한국 교민들 대부분이 그렇듯 주변 국가인 태국의 우돈타니와 넝카이라는 중소 도시에도 자주 들리게 되었다.
마치 '리' 단위의 작은 마을에서 살다가 갑자기 읍내 큰 지역으로 놀러 나가듯이 말이다.
당시 라오스는 한국과 무비자 협정이 맺어진 국가여서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들은 15일간 무비자 입국이 가능했었는데 교민 중 상당수가 한 달에 2번 정도는 일부러 태국과 라오스를 오가며 육로 출입국을 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었다.
필자 역시 당시에는 정식으로 취업비자를 신청하지 않고 업무를 보던 시절이라 2주에 한 번 정도 육로 출입국으로 무비자 입국을 하는 약간(?)의 편법을 이용했었다. 처음엔 비엔티안 거주를 위한 잠깐의 태국 방문이었는데 점차 머무는 기간이 늘어나더니 나중에는 오히려 태국 우돈타니에서 보내는 시간이 비엔티안에서 지내는 시간보다 더 늘어날 정도로 태국에서의 생활이 더 마음에 들었다.
왜 태국에서도 가장 변방인 이싼(동북부 지역을 칭함.)의 중소 도시인 우돈타니라는 곳이 마음에 들었을까?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라오스 대비 30% 이상 저렴한 물가에 있었다.
라오스는 공장이 없어서 자국 생산이 거의 부재하여 대부분의 공산품은 수입을 하여야 하는데 교통 인프라가 열악하니 물류 비용이 비싸 수입품 가격도 덩달아 비쌀 수 밖에.
그러다 보니 휴일이면 비엔티안의 중산층들도 자가용을 끌고 태국 넝카이나 우돈타니의 쇼핑몰로 쳐들어가곤 한다.
술과 담배가 라오스보다 비싼 것을 제외하면 숙박 시설도 저렴했고, 먹거리도 풍성했으며 라오스보다 수월하게 접할 수 있는 교통수단(덕분에 해 떨어지고 난 후 늦게까지 술 마시다가 방에 돌아갈 걱정을 덜 하게 됨)들이 훌륭했다. 그리고 시내에 비치는 가로등으로 비엔티안에 비해 환해지는 밤거리의 모습은 덤이다.
하지만 최고 중의 최고는 비록 9홀 코스뿐이었지만(현재 우돈타니에는 18홀 코스 한 곳과 9홀 코스 4곳의 골프장이 있음.) 비엔티안에 비교해 월등하게 저렴했던 골프 비용이 내겐 천국 같은 곳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린피뿐만 아니라 캐디피와 캐디팁까지...아니! 클럽 내 식당의 식사 비용마저 라오스보다 저렴했으니 천국이라고 느낄 수밖엔...
처음 비엔티안의 9홀 골프장에서 라운드할 때만 하더라도 이곳이 천국이구나! 했었는데 그때 그 마음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우돈타니 찬양론을 읊어대며 바뀌었고 비엔티안은 머리에서 점점 잊혀 갈 수밖에 없었다.
태국의 콘깬이나 우돈타니 등의 중소 도시들은 방콕 같은 대도시와는 달리 물가가 상당히 저렴하다. 그리고 웬만한 중형 도시에는 센트랄 플라자와 같은 복합 쇼핑몰이나 빅씨, 테스코 로터스 등의 대형마트들이 존재하여 라오스의 대도시(수도라고 불리는 비엔티안조차)와는 달리 생활용품을 구매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또한 도시마다 잘 발달하여 있는 야시장도 크게 한몫하고 있다. 그리고 음식점이나 Pub 같은 업소의 분위기 역시 라오스와는 비교 불가의 세련됨을 갖춘 곳이 즐비한 것이 현실이다.
아무리 지방의 작은 도시일망정 일국의 수도보다 모던하고 편리하며 저렴하니 그곳을 천국이라 생각해도 하등 무리가 없을 것이다. 어떨 땐 한국의 집이 있는 춘천보다 더 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으니 말 다 했다.
혼자였고 차도 없었으니 처음 둘러볼 때만 해도 시내버스 대용의 트럭을 개조한 썽태우를 이용하다가 정말 저렴한 비용으로 125CC 스쿠터를 렌트하여 온 시내를 누비고 다닐 때의 행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다 스쿠터를 한 달 정도 장기로 렌트하고는 골프백을 싣고 골프장으로 향하게 된다. 도착해 보니 나 말고도 여럿의 서양 노인들이 오토바이에 골프백을 싣고 찾아온 것을 봤는데 그들과 어울리며 대화를 나누어 보니 다들 예전 베트남전 참전 경험의 역전의 용사들이었다.
베트남전 당시 우돈타니에는 후방에서 지원해주기 위한 미군 공군기지가 있었는데 꽤 많은 미군들이 퇴역 후 그곳에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그들은 은퇴 후 무료한 삶을 달래기 위한 방편으로 골프를 택했을 것이고 가지고 있던 클럽들의 형편이나 레슨 프로의 가르침 없는 실전 골프 실력은 나와 별반 차이 없는 생활 골프(귀족 스포츠와는 거리가 먼)로 보였으니 나이를 떠나 의기투합하기는 시간문제였다.
당시 우돈타니에는 18홀 골프 코스(현재 Royal Creek GC 신설되었음.)가 없어서 4곳의 9홀 골프장을 다녔었는데 골프를 즐기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저렴해서 행복해 미칠 지경이었다. 가끔은 넝카이의 빅토리 골프장을 스쿠터로 가기에는 너무 부담된다고 이야기하자 현지에서 만나 라운드를 같이했던 외국 친구들이 기꺼이 자신들이 차량에 태워주어 함께 라운드했던 추억도 지금은 오래되어 그리울 뿐이다.
언어의 한계로 깊은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웠지만 그렇다고 서로의 사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어쩌면 너무 속속들이 알기 어려워 더 친해졌지 않았나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들었다.
여하튼 국적, 인종, 나이를 떠나 맺은 골프 동료들은 라운드가 끝난 후에도 뭉쳐 우돈타니의 밤거리를 배회하며 맥주잔을 기울였으며 모두 다 함께 태국의 생활에 흠뻑 젖어 들게 되었다. 매일 늦은 아침을 해결하고는 골프장으로 향했고 라운드가 끝나면 각자의 숙소로 헤어지기 전까지 함께 음식과 술을 즐기는 삶이었으니 지금 생각해봐도 천국에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을까 한다. 반복적인 삶이었지만 한두 달 정도의 기간이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빛과 같이 시간은 흘러가 버렸다.
전에 말했다시피 오퍼 일을 쫑내고 현지 여행사 가이드 일을 시작하고는 그런 꿈 같은 시간은 좀처럼 다시 만나지 못했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보니 연락이 끊긴 것은 둘째이고 우돈타니 골프 라운드 동료 중 다수가 지금은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라서 다시 오지 못할 시간이 되어 버린 것일 수밖에...
베트남전에서 UH-1H를 몰고 기총소사를 했던 경험을 술만 마시면 떠들어댔던 크리스 할배도 그립고(돌아가셔서 이제 다신 보지도 못하겠지만), 미국의 어느 촌에서 30년 넘게 일하던 우편배달부 일을 은퇴하고는 역전의 용사였던 친구 따라 무작정 우돈타니로 왔다고 했던 말리 형님도 기억이 나고, 북한에서 핵실험하면 위험하다고 한국으로 돌아가지 말라고 걱정하던 요즘도 가끔 연락이 오는 우돈타니 신경외과 닥터 챗 등등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마도 그곳이 내게 천국으로 느껴주게 했던 것은 저렴한 물가도 아니었고, 일 년 내내 따뜻하고 습기 없는 훌륭한 날씨 탓도 아니었으며 라오스보다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의 술집들이 많아서도 아니었다.
나에게 그곳을 천국처럼 느낄 수 있게 해준 것은 바로 함께 라운드를 즐기고 어울려 맥주잔을 기울이며 웃고 떠들며 대화를 나누었던 국적불문, 나이불문, 인종불문의 동료들 덕분이었던 것 같다.
아마도 우리는 그런 天国을 태국처럼 멀지 않은 지금 주위에서도 얼마든지 충분히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들처럼 우리도 마음을 열고 서로 대하면 그런 작은 천국 정도 만들지 못할까 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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